해거름 산등성이를 타고 오르는
뽀얀 달무리를 닮아가는 꽃 걸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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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제는 서글피 둥지 틀었던
외로움에서 놓여나는 걸음걸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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눈물샘도 메말라 비틀어진
사무친 그리움이 그리움에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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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고파 울며 타 오르나이다.
솟구쳐 불며 타 오르나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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해서 너울너울 어허라 두둥실
두리둥실 떠올라 놓여나야 할 구진 살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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길이 아니면 갈 수 없던 걸음
법에 옥죄여 매말랐던 걸음걸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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석양 샛바람에 몰래 지피울 수 없어
훠이훠이 날려 보내야 했던 꽃바람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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알뜰이 연명하던 살뜰한 목숨 줄 놓고
얼기설기 길들여진 인연들을 떨쳐내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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늘 모색만 하고 나아설 수 없었던 길
온 활개 모두 다해 훨훨 날아가야 갰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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해거름에 지피운 등대의 눈빛으로
늘 찾아 내고 잦아 들기만 했던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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수평선에 가로막힌 그리움들을 거두고
은하수 맑고 투명한 별빛들을 재우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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발그레 고운 달무리가 솟아 오르듯
깊어 짙푸른 주검의 장막을 거둬가야 갰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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외로움이 사무쳐 깊어지면
잔잔한 물결에 달빛 너울지는
깊고 푸른 그리움의 바다가 되고
층층이 다 다른 마음을 따라
각기 다른 세상이 엿보이는
천상에의 계단을 타 오르는가하면
길을 찾는 이에게 길로
빛을 찾는 이에게 빛으로
오롯이 피어나는 꽃 걸음이 된다.
오직 한 사람이 없어 외롭다
외로움은
오직 한사람을 얻는 일이요
그 한사람을 잃는 일이다.
홀로 태어나 마주하였듯이
주검도 홀로 마지 해
그대에게로 떠나가는 동행이요.
한 것 더하는 외로운 걸음이다.
♣그리움처럼 나는 새♣
사진 : 박 알 미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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