길 위에서

동행 -VI

그나새 2016. 8. 23. 15:18

 

 

 

 


늘 마음에 두고도 
달려가지 못했던 
긴 그리움들이 밀려온다.

 

 

 

 

 

 


지나간 세월은 영영 
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했지만 
마음은 한 치 그 경계가 없어 

 

 

 

 

 

 


살아온 만큼 다가오는가 하면 
살아온 만큼 멀어지는 것들의 
족적을 눈녹이 듯 다 지워낸다 

 

 

 

 

 

 


때로는 가득 채워져 가는 
망망한 그리움에 수평선인양 
마주 바라보고 살고  

 

 

 

 

 

 


때로는 끊임없이 부셔져가는
오롯한 그리움에 수제선 인양  
훔치며 닦아내고 살아온 별리  

 

 

 

 

 

 


비는 맞고 바람은 스치듯
늘 너를 두었던 곁으로 
마주하고 스치고 지나왔던 것들 

 

 

 

 

 

 


하지만 나와 내가 가는 길은 
멀어졌어도 궁극 가야하는 곳은 
다르지 않은 한곳임에 

 

 

 

 

 

 


긴 악몽의 뒤끝처럼 마감되는 일상 속에 
우리 앞에 놓여 진 한걸음을 지나쳐보고 
우리가 밟아낸 한걸음을 물러나서보면

 

 

 

 

 

 


마음 그 하나로 다사다난했던 
우리 삶에 모든 것이 그 실록들이 
모두 다 지워지고 사라져가기에 

 

 

 

 

 

 


마음은 말로 담아져 있지 않아 
말로 다 담아 낼 수 없듯 
죽어도 그로 다 하지 못할 영욕으로 
어찌 영원한 사랑을 이룸 할 수 있으리? 

 

 

 

 

 

 


끊임없이 멈추지 않는 바람결에 스며드는
다다르고 이루지 못할 파문의 치성이지만 
마음은 오직 마음으로 다 할 수 있음에 

 

 

 

 

 

 


지우려 해서 지울 수 있다면
있으려 해서 잊을 수 있다면 사랑이고 
맺힌 것도 지울 것도 잊을 것도 없었다면 
그 어찌 사랑하는 가슴 이였다 할까?

 

 

 

 

 

 


싸안고 또 감싸 안은 허물 모두 다 벗겨내서 
보다 더 가까이 다가 설 수 있어 동행이고  
삶이 죽음으로 모든 것을 다 잃어도 
달리 하지 않는 길을 갈수 있어 동행이다 

바람에 구름처럼 
덧없다 두둥실 
떠돌아 살아간다  한들 
그 갈 곳이 
하늘 땅 바다 
그 품 그 사랑 밖 
그 어디 이던가?
♣그리움처럼 나는 새♣
사진 : 박 알 미
 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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